[교보아트스페이스] "흐르는 숲" 展

양화선 작가는 오랫동안 ‘자연’에 반응하는 내면의 울림을 조각 작품으로 형상화해 왔습니다. ‘산, 나무, 강, 호수, 대지’와 같은 자연물을 생生의 기반이자 작업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삼고 작업해 왔습니다.

사실 문명과 대치되는 ‘자연’은 한 단어로 규정하기 어려운 거대한 개념입니다. 하지만 도시인들에게 심정적으로 다가오는 ‘자연’은 삶을 재생하는 생명력의 공간입니다. 십 수년 전 마석으로 이사한 작가에게도 ‘자연’은, 인간을 가까이에서 위로하는 친근한 공간이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힘이 느껴지는 숭고의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흐르는 숲]전시에서는 물의 흐름을 통해 일어나는 자연의 선순환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돋보입니다. 작가는 물이 흐르고, 고여있는 '폭포, 호수, 강' 등의 풍경을 인간과 동떨어진 장소가 아닌 인간과 숨쉬는 친근한 지점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대지, 산, 나무'만을 대상으로 한 경우에도 '구름, 비' 등의 요소를 더해 인간과 조우하는 '물'의 순환적 생명력을 표현하였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최근 몇 년 간 천착해 온 부조 형태의 신작들이 많이 소개됩니다. 중량감이 느껴지는 육중한 조각이 아닌, 가볍고 유연한 인상을 주는 양화선 작가의 최근 작품들은 연륜이 깊어진 작가가 지향하는 곳을 진실하게 보여줍니다. 작가는 '단절이 아닌 화합, 홀로가 아닌 함께' 로 나아가며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고,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무게감을 줄이고 회화적 색채가 더해진 조각 작품들은 보는 이를 위로하고 편안히 쉬게 합니다. 관객들께서도 양화선 작가의 작품을 통해, 언젠가 봤던 아름다운 풍경을 기억해내며 작품과 조응하시길 바랍니다.

양화선은 홍익대학교 조소과, 동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였다. 개인전으로는 ‘산수기행’(갤러리 반디트라소, 서울, 2017), ‘바캉스’(인사아트센터, 서울, 20028), ‘1988-2002’에 관한 기록(남양주아트센터, 남양주, 2002) 등이 있다.
그 외 참여한 주요 그룹전으로는 ‘조각오감도’(코사스페이스, 서울, 2016), ‘조각의 산책’(프라움 갤러리, 부산, 2015), ‘변화 속의 현대미술 Ⅱ : 현대조각’(홍익대학교박물관, 서울, 2014), ‘한국조각가협회전’(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서울, 2012), ‘경기도의 힘’(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2010) 등이 있다.
주요 작품소장처로는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모란미술관, 해남땅끝조각공원, 제비울미술관, 제주조각공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