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향
국내인물문학가현대문학가시인
출생지대한민국
인물소개
아득하지만 어제 같은 제 유년은 돌담 밑 양지쪽 노란 골담초 꽃잎을 따 먹으며 마음의 밭에 무언지 모를 씨앗이 심어가고 심어지고 있었나 보다. 밤늦도록 물레질하는 엄마의 무릎에 누워 우미인가, 숙영낭자전 등 내방가사들을 들으며 잠들 때, 엄마의 눈물이 얼굴에 떨어지는 게 그땐 그렇게 싫었다. 달빛 환한 겨울밤 사랑채에서 과객들의 긴 시조 소리에 영문 모르는 눈물을 흐르기도 하면서! 정형시조는 그녀가 자랐던 엄한 가풍처럼 긴장된 틀을 짠다는 즐거운 고통이었다. 3시집을 엮으면서 잔여분의 자드락 삶을 생각하면 참 쓸쓸하고 허전하지만 미세먼지 없는 생경한 가을하늘처럼 노을빛 곱게 물들여가는 노년을 개운하게 마무리하고 싶다. 언제나 미흡한 글이 부끄럽다._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