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벤느Paul Veyne
국외인물교육가/인문학자역사학자
출생지프랑스
인물소개
폴 벤느는 1975년부터 1998년까지 프랑스 학계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콜레주 드 프랑스의 로마사 담당교수를 지냈으며,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는 고대사 분야의 세계적인 거장이다. 박학다식과 반골기질, 그리고 거침없는 글쓰기로 무장한 벤느의 저서들은 독창적인 역사 해석과 논쟁적인 주장으로 유명하다.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1971), '빵과 원형경기장'(1976), '그리스인들은 신화를 믿었는가?'(1983), '사생활의 역사 1권'(1987), '고대 로마 사회'(1991) 등이 대표적 저작이다. 1930년생인 그는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저작 활동을 벌이고 있다. 880쪽에 달하는 연구서 '그리스 로마 제국'(2005)이라든지, 인터뷰 형식의 대중 역사서 '고대 로마의 성과 권력'(2005),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각종 학술상을 수상한 역사 에세이 '우리 세계가 기독교화 되었을 때: 312-394'(2007) 등이 그 증거다. 벤느는 저명한 역사가이면서 동시에 (직업사가로선 이례적으로) 철학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던 저자이기도 하다. 초기작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 이후 그는 여러 편의 논문을 통해 역사인식론과 방법론에 관한 성찰을 거듭해왔다. 그런...그의 작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철학자가 바로 그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던 미셀 푸코다. 그는 이미 1978년에 '역사학을 혁신한 푸코'라는 논문을 써서 푸코 철학의 핵심과 역사학적 중요성을 정리한 바 있다. 철학자 아놀드 데이비슨의 전언에 따르면, 이 “전설적인 논문”은 푸코 자신에 의해 자기 사상을 꿰뚫은 단 한편의 가장 통찰력 있는 에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에도 벤느는 다양한 글로써 꾸준히 푸코 사상에 대한 경의와 친연성을 드러내왔다. 푸코 또한 '성의 역사' 2권과 3권이 벤느에 말할 수 없이 많은 빚을 졌다고 서문에서 고백하기도 했다. 벤느는 '푸코, 사유와 인간'에서 자신의 30년 친구이자 학문적 동반자였던 푸코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유려한 필체로 펼쳐보이고 있다. 난 푸코에게 말했다. “너 알아? 나 엄청난 발견을 했어. 나 니체를 읽기 시작했어.” 그는 내게 말했다. “너에게 관심 있는 것은 들뢰즈의 니체겠지.” “아니야. 왜냐면 들뢰즈의 책은 한 가지 결점이 있거든. 들뢰즈는 진리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이 한마디에, 푸코는, 말하자면, 내게 한 눈에 반했다! 그가 보기에, 나는 역사의 가장 큰 문제가 진리라는 점을 알아차린 유일한 역사가가 되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폴 벤느